샌프란시스코 근교에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한 도시의 정체성과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도시들입니다. 시니어 부부에게 익숙한 60~90년대 미국 문화의 현장, 진보적인 학문과 예술이 꽃핀 거리, 그리고 최첨단 기술이 시작된 실리콘밸리는 단순한 여행을 넘어 하나의 경험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할 세 곳, 버클리, 오클랜드, 팔로알토는 각기 다른 개성과 문화를 가진 도시들입니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으며, BART(샌프란시스코 동서남북 베이 지역인 9개 카운티 전체를 연결하는 광역전철 시스템으로 오클랜드, 버클리, 데일리시티, 리치먼드 등을 연결) , Caltrain(샌프란시스코 남쪽 실리콘밸리, 산호세, 팔로알토, 마운틴뷰 등을 잇는 통근열차, 디젤열차이고 좌석이 넓은 2층열차가 대부분) 등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용이하여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1. 버클리( 학문과 자유의 상징, 캠퍼스 도시)
버클리는 미국 내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이 도시는 ‘UC 버클리’의 본거지로, 단순한 대학촌을 넘어 사회운동과 지성의 중심으로 자리해 왔습니다. 1960년대 자유언론운동의 발상지로도 알려져 있으며, 그 흔적은 지금도 캠퍼스 광장과 거리 벽화, 건축물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버클리 중심부에 위치한 UC 버클리 캠퍼스는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캠퍼스 내에는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광장이 펼쳐져 있고, 주요 명소로는 ‘새더 게이트’와 ‘캠프넬 타워’가 있습니다. 이곳에 오르면 도시 전경과 샌프란시스코 베이까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를 수 있어 시니어 여행자에게도 적합합니다. 학교 내 ‘버클리 아트 뮤지엄’은 소규모이지만 수준 높은 전시가 열려 예술 감상에 좋은 공간입니다.
버클리의 거리에는 독립 서점, 중고 음반 가게, 채식 식당 등이 조화를 이루며 고유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모에즈 북스토어’는 오랜 세월 지역 주민들과 함께한 명소로, 책을 좋아하는 시니어 부부에게는 잠시 머물러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점심 식사는 ‘Chez Panisse Café’처럼 신선한 현지 재료로 요리하는 레스토랑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캠퍼스 주변의 공원이나 벤치에 앉아 휴식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만족 도을 높일 것입니다.
2. 오클랜드(다양성과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샌프란시스코만의 동쪽에 위치한 오클랜드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품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BART로 약 15~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오클랜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문화 중심지이자, 예술과 음악, 커뮤니티 중심의 삶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으로, 진정한 지역문화를 느끼고 싶은 시니어 부부에게 매력적인 여행코스입니다.
가장 먼저 찾을 만한 곳은 ‘레이크 메릿’입니다. 도시 중심에 위치한 인공호수로, 잘 정돈된 산책로와 다양한 조류 보호구역 그리고 공원이 어우러진 도심 속 자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호수 주변에는 벤치와 쉼터가 많아 장시간 걷지 않아도 충분히 경치를 감상할 수 있으며, 주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예술적인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오클랜드 박물관’을 추천합니다. 이곳은 캘리포니아의 역사, 예술, 자연을 통합적으로 전시하며, 전시 구성도 관람자의 시선에 맞춰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특히 매주 금요일 저녁 열리는 'Friday Nights at OMCA' 행사는 음악과 푸드트럭, 야외 활동이 결합된 문화 행사로 지역 주민들과 어울리며 생동감 있는 도시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클랜드의 '잭 런던 스퀘어'는 워터프런트에 위치한 상업 & 문화 복합공간으로, 항구 풍경과 레스토랑, 서점 등이 밀집해 있어 낮이나 밤에도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시니어 부부는 이곳에서 간단한 해산물 점심을 즐기거나, 지역 소규모 갤러리를 둘러보며 문화 감성을 채울 수 있습니다.
3. 팔로알토(실리콘밸리의 중심, 혁신의 도시)
팔로알토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기업들이 모여 있는 실리콘밸리의 심장부로, 구글, 페이스북,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본사 또는 연구소가 밀집해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술의 도시를 넘어, 정돈된 주거지와 캠퍼스, 고요한 거리 풍경이 어우러진 팔로알토는 시니어 부부에게도 편안한 휴식과 문화 공간이 될 것입니다.
팔로알토의 상징 중 하나는 ‘스탠퍼드 대학교’입니다. 캠퍼스는 광활하고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으며, ‘후버 타워’에 올라 넓은 평야와 산맥, 주변 도시 풍경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캠퍼스 곳곳에는 조각공원, 예술박물관,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있어 천천히 산책하며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정문 앞의 ‘팜 드라이브’는 야자수가 줄지어 있는 유명한 산책로로, 사진 촬영 스폿입니다.
도시 중심의 유니버시티 애비뉴는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번화가이며, 고급 부티크, 로컬 레스토랑, 아트숍, 카페가 조화를 이루며 즐비하며, 조용하면서도 세련되어 있어 긴 시간 머물기에도 좋습니다. ‘Coupa Café’ 같은 카페는 현지인과 스탠퍼드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는 좋은 휴식처입니다. 점심은 ‘Tamarine’과 같은 아시아 퓨전 레스토랑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습니다.
팔로알토에는 ‘컴퓨터 역사박물관’도 위치하고 있어 기술의 발전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물로 채워져 있습니다.
마무리
이번 여정은 자연을 벗 삼는 여행이 아니라, 문화와 지식, 예술과 기술이 어우러진 도시적 감성의 여행입니다. 시니어 부부가 당일치기 여행 중에도 문화적인 배움과 세련된 휴식을 함께 얻고자 한다면 매우 적합한 여행장소입니다.
각 도시 모두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운전에 부담이 없다면 BART 또는 Caltrain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하루 세 도시를 모두 방문하기보다는, 그날의 체력과 관심에 따라 두 도시를 편안한 마음으로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준비물로는 편안한 걷기용 신발, 얇은 겉옷, 모자, 선글라스, 물병, 보조 배터리, 소형 가방 정도면 충분합니다. 각 도시마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다양하므로, 식사나 간식 장소는 미리 확인해 두면 여행의 맛을 더할 것입니다. 또한 각 지역이 예술적이거나 기술적인 콘텐츠가 중심이기 때문에 박물관이나 캠퍼스의 운영시간을 미리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